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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드라마 애호가 여러분!

오늘은 쿠팡 플레이에서 방영된, 화제의 드라마 "안나"에 대한 깊이 있는 리뷰를 나누려 합니다.

 

"안나"는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출처 : 쿠팡플레이

 

이 작품은 정한아 작가의 <친밀한 이방인>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친밀한 이방인과 안나. 두 작품은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또 다른 점도 있어요.

 

드라마 안나는 이유미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사소한 거짓말로 거짓된 인생을 사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면 소설은 작가인 화자가 우연히 6개월 전 실종된 남편을 찾는 여자를 알게 되고 함께 사라진 남편을 추적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남편은 사실 여자였으며 바로 이유미였죠. 안나의 이유미는 거짓말을 할 수록 연민을 자아내서 시청자로 하여금 안나의 감정선을 잘 따라간다면 소설은 이유미를 추적하면 추적할수록 유미라는 인물이 모호하면서도 미스터리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안나에서 이유미는 현주의 신분을 훔쳐 안나가 되는데요. 원작에서도 가짜 경력서로 대학 강단에까지 서는 것까지는 비슷하지만 이후에도 신분을 자주 바꾼다는 점이 다르죠. 소설 속 이유미는 대학 교수. 의사, 소설가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까지 살게 됩니다.

 

드라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연 캐릭터들 현주, 지원 선배, 지훈은 나오지 않아요. 드라마에서는 이유미의 직접적인 심리와 감정이 느껴졌다면 소설에서는 작가인 나가 유미를 추적하는 이야기여서인지 유미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느껴지진 않습니다. 그래도 소설과 드라마의 공통점은 거짓을 이어갈수록 유미는 계속해서 공허함에 허덕인다는 점입니다. 보통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상화했을 때 원작을 먼저 보신 분들은 실망을 많이 하곤 하죠. 그렇지만 친밀한 이방인과 안나는 기본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분위기가 전혀 달라서 원작을 읽었는데도 드라마가 정말 재밌었어요. 마치 전혀 다른 작품처럼요. 개인적으로는 안나도 보시고 친밀한 이방인까지 보시길 추천합니다. 책이 막힘없이 술술 읽혀요. 정한아 작가의 매력이죠.

아무래도 캐릭터 플레이가 주 강점이었던 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연 뿐 아니라 조연들 모두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져 있었던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안나와 지훈 그리고 지원, 현주, 조비서까지...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단연코 현주였어요. 원작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던 현주 캐릭터가 드라마에서는 굉장히 복잡하고 다층적인 캐릭터로 바뀌었어요. 현주의 매력을 정은채 배우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화려한 의상과 과한 제스쳐. 현주가 나타나면 주변 공기가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정은채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해맑은 악녀 캐릭터를 정말 잘 살린 것 같아요.

악녀 보다 심했던 비호감 캐릭터를 얘기해보도록 하죠. 고등학생 유미와 연애한 선생님이요. 도덕적으로 학생과 연애하는 것도 나쁘지만 비밀연애가 들통나자 유미가 먼저 접근했다고 시치미를 떼죠. 정말 치사한 남자예요. 그로 인해 유미의 인생이 바뀌었다고도 볼 수 있죠. 원래 공부도 잘하고 미술도 잘하고 다재다능한 유미였잖아요. 이래서 남자를 잘 만나야 합니다.

 

 

배우 수지는 이 드라마에서 인생 연기를 선보입니다.

 

10대부터 40대까지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는데요. 사실 그동안 수지의 연기를 보면서 좀 아쉽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수지가 아닌 정말 안나의 모습으로 보이더라구요. 특히 유미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공허한 눈빛. 빛을 잃어버린 표정. 수지라는 예쁜 배우가 이제야 비로소 완전한 배우가 된 것 같았어요.

드라마 안나는 매회 곱씹어볼만 한 대사가 정말 많았죠. 현주의 대사를 통해 왜 제목이 안나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나오죠. “유미야 내가 어릴 때 어른들이 나를 공주같다고 아나스타샤라고 불렀어. 그래서 내 두 번째 이름이 줄여서 안나야. 그런데 사실은 안나 앤더슨이라는 여자가 이미 죽어버린 아나스타샤 행세를 하고 살았던 거래. 그걸 알고 나서 난 그 이름을 안썼어.” 유미가 안나로 살아가는 동안 정작 현주는 안나라는 이름을 버렸어요. 안나가 단순히 쉽고도 예뻐서 훔치고 싶었던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토록 심오한 뜻이 있었더라고요. “나 정말 불쌍하지?” 짧은 대사였지만 강렬했죠. 모든 걸 가졌던 현주가 유미에게 투정부리는 듯한 그 대사로 인해 유미는 착실하게 살려 했던 자신을 벗어 던지게 되죠. 현주는 참 해맑게 나쁜 년이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출처 : 쿠팡플레이

안나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을 소개해보도록 하죠.

 

유미의 계단신을 좋아해요. 이제 화려한 삶을 살 것만 같은 유미가 현주를 피해 계단을 오르는 장면이요. 아무리 힘들게 올라도 오를 수 없는 현실의 벽이 느껴졌어요. 유미의 고통스러운 표정과 안나OST가 아주 절묘했어요. 그리고 유미가 허름한 구두에서 점차 화려한 구두를 신게 되는데 계단을 오를 때는 심지어 구두를 벗기까지 하죠. “저는 여유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때 머릿결과 구두를 보거든요.” 구두는 유미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잖아요. 그런 구두를 벗고 계단을 오르는 길은 너무나 고달픕니다.

드라마 <안나>는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요. 여기서 거짓말에 대해 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살면서 누구나 사소한 거짓말은 다 하죠. 하지만 그 거짓말이 일상을 집어삼키고 결국 나라는 사람까지 온전치 못하게 만들어버린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거겠죠. 사실 유미의 삶이 평탄하지만은 않아요.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유미를 저렇게 만든 건 유미 본인일까 아니면 유미가 처해있는 상황 때문이었을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리플리 증후군 하면 태양은 가득히라는 영화를 빼놓을 수가 없죠. 전 그 영화를 보는 내내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조마조마했어요. 그 영화도 결국은 파국이었죠.

 

 

정교하게 짜인 플롯과 스토리 그리고 다채로운 캐릭터들. 이것만으로도 드라마 안나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죠. 안나가 어디에선가 더 이상 거짓말은 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살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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